목성
2009년 12월 24일
목성 이미지 분석

지난 일요일 촬영한 두 장의 목성 이미지를 분석해 보려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도가 낮고(30도) 시상이 불량(Pickering 5/10), 게다가 촬영 시스템의 난조로 10fps 밖에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이미지가 거칠고 세부 구조가 드러나 보이진 않습니다. 두 사진은 10분 간격으로 촬영된 것으로 그 사이 왼쪽 방향으로 대략 6도 정도 자전한 모양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윗쪽 방향이 목성의 남쪽입니다.
SPR(South Polar Region)은 종종 작은 흑반/백반이 출몰하긴 하나 전반적으로는 변화가 적은 곳으로 위 사진에서도 별다른 소견은 없습니다. 근래 들어 확연히 드러나 보이기 시작한 S3TZ(South South South Temperate Zone)에서 몇 개의 작은 bright oval들의 흔적이 드러납니다. SSTZ(South South Temperate Zone)과 SSTB(South South Temperate Belt)에도 white oval들이 좀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STB(South Temperate Belt)는 아마도 근래들어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일 것입니다. 1930년 대 이 STB에서 3개의 폭풍, 즉 BC, DE, FA가 처음 발견된 바 있는데 이후 1990년대 말까지 지속되다가 1990년대 말 BC와 DE가 합쳐져 하나의 BE를 형성하였고 이렇게 BE, FA 두 개가 존재하다가 2000년 이들 마저도 합쳐져서 하나의 거대한 oval BA가 만들어졌습니다. 위 사진을 촬영할 당시는 BA가 보이지 않는 시간입니다.
STrZ(South Tropical Zone)은 STB와 SEB의 남쪽 가장자리 사이를 잇는 밝은 간극으로 다름아닌 대적반이 위치한 곳입니다만 이또한 해당 시간대에 관측되지 않고 있습니다. SEBs(South Equatorial Belt south jetstream)는 SEB 남쪽 가장자리에서 출몰하면서 빠른 속도로 역행해 움직이곤 합니다. SEB(South Equatorial Belt)는 최근들어 많이 쇠퇴해 가고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도 NEB와 현저히 비교될 정도로 흐리며 특징적인 fade/revival 구조나 mid-SEB outbreak 등의 모습 또한 분명치 않습니다. EZ(Equatorial Zone)은 festoon으로 대표되는 지역입니다만 촬영 상의 문제인지, 아님 프로세싱 상의 부족함 때문인지 (아마도 둘 다) 하얗게 타버렸습니다. NEB(North Equatorial Belt)는 목성에서 가장 짙고 확연히 눈에 띠는 벨트로서 소형 망원경으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군데 군데 projection과 rift, 그리고 barge와 bay의 흔적이 드러납니다.
NTB(North Temperate Belt)는 목성에서 NEB, SEB 다음으로 선명하게 눈에 띠는 벨트입니다. 한때 쇠퇴하다가 최근 다시금 진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NNTZ(North North Temperate Zone)에서 white oval이 하나 관측되고 있습니다. NPR은 종종 여러개의 dark spot들이 서로 엉켜가며 혼란스런 모양새를 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위 사진에서는 선명히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다.
2009년 12월 24일 23시 24분 17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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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14일
목성, 혜성을 잠정적 위성으로 만들다
최근 호주의 아마튜어 Anthony Wesley 氏가 발견한 충돌 흔적에서도 드러나거니와, 목성의 중력이 인근의 작은 천체들을 끌어들여 포섭하기에 충분함은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1900년대 중반 한 천체는 목성에 포섭된 후 충돌하지 않고 돌다가 다시금 그 영향권에서 빠져 나갔던 것으로 보입니다. 147P/Kushida-Muramatsu 혜성의 궤도를 연구하던 학자들은 이 천체가 한때 목성의 위성으로서 12여년간 불규칙한 궤도를 돌았던 과거력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원인 David Archer 氏는 “이번 연구 결과는 행성간(間) 공간에 있던 혜성체가 목성 주변 궤도에 진입하여 돌다가 실제로 탈출하는 경우도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발견 외에도 총 다섯 개의 천체가 잠정적 위성 포섭(TSC, temporary satellite capture) 현상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금번 논문에서는 그와 같은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Kushida-Muramatsu 혜성은 1949년부터 1961년 사이에 목성을 공전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 기간은 TSC 다섯 경우 가운데 두번째로 긴 포섭 기간입니다.
Katsuhito Ohtsuka 氏가 이끄는 연구팀은 TSC 가능성이 있는 준(準) Hilda 그룹의 혜성 18개를 선별하여 그 궤도를 역으로 조사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잠정적 포섭은 완전한 궤도를 그리지 못하고 그저 목성을 스쳐 지나가는(flyby) 수준이었습니다만, Kushida-Muramatsu 혜성의 경우 최근 9년 간의 위치 관측 기록을 면밀히 분석하여 지난 1세기 동안 이 혜성이 그렸던 수백 가지의 가능한 궤도를 산출했더니, 모든 시나리오에서 이 혜성은 최소 두 번의 완전한 목성 주위 공전이 필요했습니다.

소행성과 혜성은 종종 목성의 중력에 포섭되면서 조석 작용으로 뒤틀리거나 지난 1994년 Shoemaker-Levy 9 혜성이 그러했듯 산산조각이 나서 충돌하기도 합니다. 궤도 분석 결과 충돌 전 Shoemaker-Levy 9 혜성은 준 Hilda 그룹에 속한 천체 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금년 7월 목성에 충돌흔을 만들었던 모종의 천체 역시 같은 그룹에 속했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111P/Helin-Roman-Crockett 혜성이 오는 2068년부터 2086년 사이에 목성 주변을 6번 완전히 공전할 것으로 예측하였습니다. 이 혜성은 지난 1967년부터 1985년까지 이미 세 번 포섭된 경력이 있습니다.
목성처럼 엄청난 중력을 행사하는 행성과 함께 하는 우리는 어찌보면 행운아들입니다. 목성은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 못하는 많은 작은 천체들의 궤도를 안정시키고 때론 흡수하여 청소하고 있습니다.
Jupiter Captured Comet as Temporary Moon. Nancy Atkinson, Universe Today, Sep 13, 2009.
2009년 9월 14일 20시 18분 16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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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8월 30일
목성 충돌흔, 그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30일
지난 7월 19일 Anthony Wesley 氏가 그의 개인 관측소(호주 New South Wales의 Murrumbateman 외곽에 위치)에서 촬영한 목성 이미지에는 소행성/혜성과의 충돌 흔적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2009년 7월 19일, 호주의 행성 관측가, Anthony Wesley 氏에 의해 발견될 당시의 충돌흔. 목성 남극대에 위치한 검은 반점. 남쪽이 사진 상 윗쪽 방향입니다.
14.5인치, f/5 반사망원경으로 촬영된 당시 사진에서 목성의 남극대(SPR, south polar region)에 찍힌 검은 반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갈릴레오 위성 자체나 그들이 목성면에 드리우는 그림자가 아님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이 검은 반점이 불과 이틀 전에 촬영했던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았음이 확인되자 Wesley 氏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15년 전 Shoemaker-Levy 9 혜성이 목성과 충돌하면서 남겼던 흔적과 놀랍게도 유사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즉시 이메일을 통해 전세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 Wesley 氏의 온라인 보고서.
BAA(영국 천문학회, British Astronomical Association)의 목성 섹션장인 John Rogers 氏에 따르면 Wesley 氏가 사진을 촬영하기 10시간 전까지만 해도 목성에 어떤 충돌흔도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문제의 충돌은 지구를 기준으로 목성의 반대편에서 일어났으며 충돌 시점은 7월 19일 7:40~14:00 UT 사이가 됩니다.
발견 소식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전 세계의 천문학자들이 즉각 망원경을 목성으로 향했습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행성학자인 Glenn Orton 氏도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마침 그는 운좋게도 하와이 Mauna Kea정상에 위치한 NASA의 적외선 망원경 설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예약된 상태였습니다. 당시 촬영된 IRTF 이미지 상에서 매우 밝게 빛나는 점으로 나타났고 이는 목성 대기 중 매우 높은 고도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Orton 氏는 이것이야 말로 충돌의 흔적임을 입증하는 단서라고 주장하였고, 팀 맴버인 Leigh Fletcher 氏가 당시 IRTF 구동 과정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외 주요 천문대들의 망원경도 목성을 촬영하였습니다. UC Berkeley의 Paul Kalas 氏와 UCLA의 Michael Fitzgerald 氏는 Mauna Kea의 10m Keck II 망원경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반점을 추적 관찰하던 그들은 곤봉 모양으로 두 덩어리로 되어 있는 중심부와 그 주변을 둘러싸는 어두운 헤일로를 보았습니다.

2009년 7월 20일 충돌 하루 후 Keck II 망원경이 적외선으로 관측한 충돌흔. 지구와의 크기 비교.
이와 같은 헤일로 구조는 15년 전 Shoemaker-Levy 9 충돌 시에도 나타났던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관측을 도왔던 Franck Marchis 氏가 당시 흥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Mauna Kea 인근에 위치한 8.1m Gemini North 망원경도 적외선 영역대에서 반점을 추적 관측하였습니다. UC Berkeley의 Imke de Pater 氏가 Gemini 보도자료에 밝힌 바에도 나와 있지만, 적외선 18 미크론 파장대에서 촬영된 이미지 분석 결과, 충돌 지역이 여타 주변부에 비해 실질적으로 좀더 온도가 높음이, 즉 가열되어 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 관리자들 역시 예정되어 있던 관측 계획들을 미루고 Heidi Hammel 氏를 단장으로 하는 관측팀을 급히 꾸려 목성으로 향했습니다. 최근 갓 설치된 Wide Field Camera 3를 이용하여 7월 23일, 충돌 반점의 놀라운 근접 사진을 촬영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2009년 7월 23일 허블우주망원경이 신형 WFC3를 이용해 촬영한 충돌흔의 근접 이미지.
발견 초기 때와 비교했을 때 그새 벌써 목성 대기의 지역풍(風)에 의해 상당히 흐트러져서 동서 방향으로 번진 모양새를 하고 있었습니다. 충돌 지점으로부터 개별적으로 솟아 올랐을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개의 검은 점들이 서로 뭉쳐진 듯한 형상이 드러났습니다. 허블 관측팀은 이후 여러 차례 추가 이미지들을 촬영했으나 현 시점까지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번 충돌흔은 1994년 Shoemaker-Levy 9 충돌 당시와 여러 모로 매우 닮아 있습니다. IRTF 천문학자인 Kelly Fast 氏가 만든 YouTube 동영상이 그 사실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4년 당시까지만 해도 지구 크기만한 충돌 흔적이 다른 행성 표면(정확히는 ‘대기’입니다만)에 아로새겨지는 일이 전무했기 때문에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천문학자들에게 있어서도 놀라운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6일 간에 걸쳐 총 20여개로 나누어진 Shoemaker-Levy 9 혜성의 조각들이 하나 하나씩 순서대로 초속 60km의 맹렬한 속도로 목성에 충돌했었습니다. 그 모든 조각들이 원래 직경 1.6km 남짓한 혜성 하나에 속해 있었으나 목성의 강력한 조석력에 의해 충돌 2년 전 분쇄되었던 것들입니다.
당시의 관측 경험 덕택에 이번에는 최소한 우리가 무얼 보고 있는 것인지 만큼은 분명했습니다. 직경 수백 미터 남짓한 천체가 목성의 최상위 대기층 바로 밑에서 폭발하여 넓고 희미하게 퍼진, 비대칭 모양의 헤일로를 남겼습니다.
그 충돌체가 혜성인지, 작은 소행성이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너무 작아서 충돌 사실을 미리 알았다손 치더라도 망원경으로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de Pater 氏에 따르면, 충돌체의 정체를 파악해 내는 유일한 방법은 충돌의 여파로 목성의 깊은 대기층(암모니아)으로부터 솟구쳐 올라오는 개스 성분을 분석하는 것 뿐입니다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혜성에 포함된 물이 목성의 대기층에 일시 존재하는 스펙트럼을 찾아내는 시도 또한 가능할 것입니다.

4주 간에 걸친 충돌흔의 변화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남극(원의 중심) 인근 2시 방향에서 점차 흩어지는 충돌 반점의 모양 변화가 나타납니다. ALPO 목성 관측가들이 게재한 이미지들을 취합하여 polar projection으로 변형하여 애니메이션화한 것입니다.
어찌 되었건 목성의 충돌흔은 이미 많이 흐트러져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BAA의 Rogers 氏에 따르면 8월 1일까지만 해도 거의 검정색에 가까왔던 충돌 중심은 이후 동서로 길게 늘어지면서 식별이 불가능해 졌습니다. 유명한 행성 촬영가인 Christopher Go 氏도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 아무리 관측 조건이 좋아도 8월 17일 이후엔 흔적을 거의 감지해 내기 어려웠다고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적의 일말이나마 추적해 내고자 하는 노력들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겨우 15년 간격을 두고 두 번의 엄청난 충돌이 기록된 사실은 놀라운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목성에서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 것일까요? 지난 수십년 간 충돌흔인지 미처 모르고 묻혀버린 관측 기록은 없었을까요?
Jupiter’s Impact: Gone in 30 Days. Kelly Beaty, Sky&Telescope, August 27, 2009.
2009년 8월 30일 22시 15분 05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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