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한 점을 보라. 그것이 여기이다. 우리의 고향이며 곧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 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들,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 지도자들, 인간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서로를 얼마나 자주 오해했는지, 서로를 죽이려고 얼마나 애를 써왔는지, 그 증오는 얼마나 깊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을 본다면 우리가 우주의 선택된 곳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암흑 속 외로운 얼룩일 뿐이다. 이 광활한 어둠 속의 다른 어딘 가에 우리를 구해줄 무언가가 과연 있을까. 사진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들까?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Carl Sagan, Pale Blue Dot

타이탄

2009년 08월 21일

타이탄의 열대 폭풍

Maine(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주)의 날씨를 일컬어 “9개월의 겨울, 3개월의 보잘 것 없는 여름”이라고들 합니다만 그 혹독함은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날씨에는 비할 바가 못 될 것입니다. 겨울은 7년 반 동안이나 지속되고 이때 기온은 영하 178도까지 떨어져 땅에는 얼음으로 된 바위로 가득하고, 액체 형태의 메탄/에탄 혼합물로 이루어진 바닷물이 흐릅니다.

행성학자들이 이 유별난 기후에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합니다. 타이탄의 대기는 짙은 탄화수소 안개로 가득차 있는데 대개 질소와 메탄의 혼합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요사이 지구상의 천문학자들은 적외선 파장을 이용하여 이 두터운 대기를 뚫고 표면을 관측하기 시작했습니다.

Saturn+and+Titan+2+microns+full.jpg

8m Gemini North 망원경으로 촬영한 토성과 타이탄의 적외선 이미지. 2009년 5월 7일 촬영된 것으로 Altair adaptive optics 시스템을 사용한 것입니다. 클릭하시면 확대됩니다.

하와이 대학의 Emily Schaller 氏와 로웰 천문대의 Henry Roe 氏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수년 간 타이탄의 기상 변화를 면밀히 관측해 왔습니다. 사실 Schaller 氏의 칼텍 박사 논문 제목 역시 다름아닌, “장기간에 걸친 타이탄의 기후 특성 연구”였습니다. 하와이 Mauna Kea에 위치한 NASA의 3m 적외선 망원경을 이용하여 지난 2.2년간 총 138일 밤을 지새워 가며 타이탄 대기의 구름을 추적해 왔습니다. 1995년과 2004년 이와 같은 메탄 구름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관측팀은 메탄 구름의 형성이 감지되면 즉각 보다 대형인 Gemini North 망원경으로 자리를 옮겨 적외선 사진 관측을 시작할 계획이었습니다.

타이탄 대기에서 폭풍 구름을 찾아낸다는 것은 만만찮은 일이었습니다. 통상적으로 타이탄 대기에서 구름이 차지하는 비율은 기껏해야 0.3%에 불과할 뿐이었습니다(반면 지구의 경우 평균 65%의 지표면이 구름으로 덮혀 있습니다). 2008년 4월 14일 논문 주제를 정하고 얼마 안되어 Schaller 氏는 타이탄 대기의 한 켠에서 피어나는 무시무시한 폭풍 구름을 찾아 냈습니다. “마치 타이탄이 내게 준 졸업 선물과도 같았어요”, Schaller 氏의 너스레입니다.

Titan+storm+full+series.jpg

2008년 4월~5월 사이에 타이탄 대기에 나타난 거대한 폭풍 구름. 초록색 박스는 첫 폭풍 구름이 나타난, 이번 사건의 중심지인 남위 15도, 서경 250도 지점을 나타냅니다. 첫 폭풍 구름의 발생 이후 연쇄적으로 주변에 다른 구름들이 만들어 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수주 간에 걸쳐 타이탄의 대기는 흥미로운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허리케인 크기의 폭풍 구름이 남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피어나고 얼마 안 있어 좀더 많은 구름 덩어리들이 적도 주변에 나타났는데 이는 전례가 없던 일이었습니다. 연구팀이 8월 13일자 Nature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타이탄의 열대 지방과 극지방에서 갑자기 폭풍 구름이 동시 다발적으로 형성된 계기는 소위 Rossby 波라 불리우는, 에너지 파장의 강력한 펄스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마치 잔잔한 연못에 돌을 던지면 파장이 퍼져나가듯, 맨처음 폭풍 구름이 형성된 주변으로 에너지 파장이 천천히 퍼져 나가면서 구름 덩어리들이 추가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충격파가 기온을 변화시키고 대류 현상의 활성화에 기여하였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애초에 폭풍 구름의 형성을 야기했던 첫 방아쇠가 되었을까요. 처음 만들어진 폭풍 구름의 발생 지점은 타이탄의 남위 15도, 서경 250도 지점으로서 예전에 Cassini 탐사선이 촬영한 바에 따르면 별다른 특색은 없는 지역이었습니다. 아마도 암모니아와 물의 혼합물이 타이탄의 지표면 위로 용출하였고, 그로 인해 상층부의 대기가 따뜻하고 습해지면서 빠른 시간 내에 폭풍 구름이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이 있습니다. 지표면의 온도가 약간만 올라가도 그 상층에 폭풍이 만들어지기 충분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입니다. Cassini 탐사선이 다음번 타이탄을 방문할 때 이 지점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갓 용출하여 얼어버린 신선한 물의 얼음으로 뒤덮힌 지형을 보게 될지 모릅니다.

A Tropical Tempest on Titan. Kelly Beatty, Sky&Telescope, August 12, 2009.

2009년 8월 21일 23시 03분 32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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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6월 7일

타이탄의 “인디언 여름”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구름은 지구에서와 유사한 과정으로 만들어지고 또 이동하지만 훨씬 더 느린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더군다나 현재 초가을 상태인 타이탄의 날씨는 여름처럼 덥고 습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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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으로 촬영한 타이탄의 이미지. 남극 지역에 많은 양의 구름이 남아 있습니다. Image credit: NASA/JPL/University of Arizona/University of Nantes

NASA Cassini 계획의 과학자들이 2004년 7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3년 반에 걸쳐 타이탄의 대기를 살피며 200개 이상의 구름들을 조사했습니다. 구름들은 지구에서와 비슷한 패턴으로 분배되어 있었습니다만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다가오는데도 남반구에 여전히 많은 구름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타이탄의 구름은 예상과는 달리 계절의 변화에 순발력있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름 시즌 남반구에 많은 양의 구름이 있었는데 가을에 접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지구로 따진다면 “인디언 여름” - 더운 가을 날씨를 보이다가 바로 겨울로 이행하는 날씨(역주) - 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 가을로 접어들었는데도 날씨는 덥고 습합니다.” Cassini 팀원 중 한 명인 파리 Diderot 대학의 Sebastien Rodriguez 氏의 말입니다.

지구의 경우 더운 늦가을 날씨는 겨울인 반구에서 저기압 시스템이 막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만, 타이탄에서 가을이 되도록 여전히 더운 이유는 분명치 않으나 아마도 늦여름의 덥고 습한 날씨, 그래서 구름이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진 결과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타이탄은 태양계의 위성 중 활동적인 대기를 갖고 있는 유일한 천체이고 지구의 대기를 닮아서 질소-메탄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계절의 변화에 훨씬 천천히 반응하는데, 이는 아마도 타이탄이 받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지구에서보다 10배나 희미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타이탄에서의 한 계절은 지구 시간으로 7년 동안이나 지속됩니다.

Cassini Finds Titan’s Clouds Hang on to Summer http://www.nasa.gov/mission_pages/cassini/media/cassini-20090603.html

 

2009년 6월 7일 15시 37분 21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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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3월 21일

타이탄의 자전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인가

Titan+cloud+May2007.jpg.jpeg

NASA의 카시니 탐사계획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것은 토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의 정체를 규명해 내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이탄을 태양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천체 중 하나로 꼽습니다(물론 우리 지구 다음으로).

카시니는 지난 2004년 10월 레이더를 이용하여 타이탄의 탁한 대기를 뚫고 표면을 들여다 본 적이 있습니다 - 우리에겐 생소한, 완전한 신세계를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카시니가 여러차례 방문하면서 뭔가 이상한 현상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타이탄 표면 지형의 위치가 매번 예상과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 최대 30km 이상 벗어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토성의 강력한 중력이 타이탄을 강력하게 붙들고 있기 때문에 타이탄의 자전축은 공전면에 완벽히 수직을 이루면서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정확히 같을 것으로 (15.945일) 간주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레이더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이는 사실과 틀렸습니다. 타이탄의 자전 축은 공전면 대비 0.3도 기울어져 있었고 자전 속도도 예상보다 0.004% 빨라지는 것처럼 나타났습니다 - 타이탄의 회전 운동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가지 가설은 지구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훨씬 두터운 타이탄의 대기가 자전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효과는 대단히 미세합니다 - 실제로 지구에서 계절풍의 변화는 자전 속도를 불과 몇 밀리초각을 변화시킬 뿐입니다.

그런데 수년 전 몇몇 이론가들이 타이탄이 고체가 아니라는 설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이 수성 크기의 위성을 갈라보면, 실은 얼음으로 된 지각 바로 아래 암모니아를 주 성분으로 한 유체층이 있어서, 자전시 핵과 지각이 따로 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각은 바다 위에 뜬 섬과도 같아 두터운 대기의 영향을 더 심하게 받아 별도의 공전 속도를 갖출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최근 발행된 Science 지에서 Ralph Lorenz 등은 이러한 지각 밑 “바다”의 존재야 말로 타이탄 자전 속도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이론이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타이탄의 자전 속도가 변하고 있다는 것 만큼은 확실합니다. 이러한 일이 일어나려면 지각과 타이탄 본체가 따로 놀아야 합니다”라고 주장합니다.

현재 타이탄의 북반구는 늦겨울에 접어들고 있고 따라서 지표면 부근의 바람은 지각의 자전을 가속화시키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몇년 후에 북반구에 여름이 오면 반대로 자전 속도는 늦추어질 것입니다. 카시니 탐사선이 2011년까지 작동한다면 이러한 자전 속도의 반전 현상을 관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과 실제 카시니가 관측한 타이탄의 자전 속도 변화는 정확히 일치하지 않습니다. 타이탄의 자전이 빨라지는 페이스가 2년 정도 늦습니다. 이 때문에 가설에 약간의 수정이 있어야 할 것이며, 현재 알려지지 않은 다른 힘이 관여할 지 모릅니다. 심지어는 최근 타이탄에 커다란 소행성/혜성 충돌이 있어서 자전축을 뒤흔들어 놓았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거대 충돌은 1억년에 한번꼴 밖에 일어나지 않으며 100km 이상의 크레이터를 새겨 놓았을 것입니다.

Titan+circulation+l.jpg.jpeg

What’s Up with Titan’s Spin? Kelly Beatty, Sky & Telescope, March 20, 2008, http://www.skyandtelescope.com/news/16856891.html

 

2008년 3월 21일 21시 56분 21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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