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과 위성
2010년 04월 22일
토성 대기 속의 번개
저 멀리 목성의 대기 속에서도 주기적으로 엄청난 번개가 천지를 진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왔지만, 반면 토성의 대기에서는 쉽사리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위 사진은 토성의 남반구 위도 30도 부근에 늘어서 있는 몇 개의 어두운 톤의 폭풍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5월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에 접근한 이후 이 격동(激動)의 지역에서 끊임없이 폭풍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음이 관측되었습니다.
1980년의 보이저 탐사선과 근래의 카시니 탐사선 모두 각각 토성의 대기에서도 확실히 번개가 치고 있음을 암시하는 정황적 증거를 잡아 냈었습니다. 소위 ‘폭풍의 오솔길’(storm alley)이라 불리우는 남반구 30도 지점으로부터 수직으로 솟아 오르는 정전기의 흐름이 그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목성과는 달리 토성의 대기에서 직접 번개를 관측하고 사진에 담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는데, 우선 목성에 비해 전반적인 주변 온도가 낮기 때문에 구름층이 대기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으면서 상공의 안개층에 덮혀 은폐되기 때문입니다 - 목성에 비해 토성에서 확연한 알베도 구조가 드물게 관측되는 이유입니다. 뿐만 아니라 토성의 거대한 고리에 반사된 태양광이 밤을 맞이한 반구 조차도 밝게 조명하는 바람에, 이 부분의 장시간 노출이 까다롭다는 점 또한 번개의 사진 촬영을 어렵게 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토성이 분점(分點, equinox)을 지나면서 앞서 언급한 이유 중 두번째가 일시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고리가 토성의 본체에 드리우는 그림자의 영향이 최소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카시니 탐사선이 2009년 11월 30일 16분 간에 걸쳐 토성의 대기에서 번뜩였던 번개를 촬영한 동영상으로 최근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번개를 일으키는 배경이 되는 희미하게 밝은 톤의 폭풍우 직경은 3,000 km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

토성의 번개는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대기 심층의 구조에 대한 적잖은 실마리를 제공해 줍니다. 위 사진은 작년 8월 관측된 번개로서 남반구 36도 지점에 위치한 단독 폭풍우로부터 분당 1회의 빈도로 발생하였는데, 그 발광의 직경은 대략 200 km, 발생 깊이는 암모니아-얼음 구름층 최상부로부터 125~250 km 안쪽으로 추정되었습니다 - 이는 토성 대기의 ‘중간 구름층’(수산화황 암모늄, NH4SH 층) 혹은 그 아래의 ‘물의 얼음층’에 해당합니다.
발생되는 에너지는 십억 줄(joule) 정도로 우리 지구나 목성에서 관측되는 번개의 그것과 상응한 수준입니다. 토성에서 번개가 유독 ‘폭풍의 오솔길’ 만을 따라 발생하는 이유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조만간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될 Caltech의 Ulyana Dyudina 팀의 보고서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어질 것입니다.
CICLOPS(Cassini Imaging Central Laboratory for Operations) 웹사이트에서 위 이미지들의 다양한 포맷 및 부가 설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Sparks on Saturn. Kelly Beatty, Sky&Telescope. April 15, 2010.
2010년 4월 22일 21시 01분 50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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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27일
수성의 관측 호기
3월 말 ~ 4월 초에 걸쳐 초저녁 해가 진 직후 수성의 관측 호기를 맞이합니다. 특히 금성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찾기도 쉽습니다.

상기 이미지는 Sky&Telescope 2010년 3월 26일자 온라인 기사에 게재된 일러스트를 인용한 것입니다.
3월 28일 ~ 4월 12일 사이에 수성과 금성 간의 각거리는 5도 미만으로(가장 가깝게 붙는 시기는 4월 3~4일 거리는 3도 남짓), 이 기간동안 수성의 밝기는 -1.1에서 +0.7 등급으로 점차 어두워지는 반면 시직경은 5초각에서 10초각으로 커집니다. 위상은 4월 6일 하현 모양에서 급격히 얇아지기 시작합니다. 한편 금성은 시직경 10~11초각 정도로 거의 보름달 모양을 유지합니다.
2010년 3월 27일 22시 18분 42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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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3일
Gassendi의 해부

2010. 01. 26. 20:20:54 ~ 22:20:54 = UTC +9 hours. Albireo’s Planetary Observatory II, Republic of Korea. Pickering Seeing Scale: 5/10, Transparency: 4/5. Takahashi Mewlon 300 (12-inch Dall-Kirkham F11.9) at F47 using TeleVue Powermate x4 on EM-400. Lumenera LU075 + Astronomik RGB Dichroic filter with IR block. RegiStax 5/Astra Image 3 Pro/Photoshop CS4.
지난 26일에는 충에 즈음한 화성을 관측하려다 시상의 악화로 실패하고 대신 초저녁 조촐히 월면을 촬영하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월령 10.5일로 습기의 바다(Mare Humorum)가 터미네이터에 걸려 있는 날이었습니다. 습기의 바다 북서쪽 변연에 자리잡고 있는 크레이터, Gassendi도 이른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위 사진은 당시의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습기의 바다 인근의 월면도로 Gassendi의 위치를 보여줍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Gassendi는 직경 114km의 큼지막한 크레이터로 익히 알려진 대상입니다. 만들어진 시기는 대략 36억년 전으로 추정되니 상당히 노쇄한 크레이터입니다. 17세기의 프랑스 천문학자이자 철학자인 Pierre Gassendi의 이름을 땄습니다(이 분은 Kepler에 의해 예견된, 수성의 태양면 통과를 최초로 관측 기록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本) 크레이터의 북쪽 벽(이하 북벽)은 상당히 험준해 보이며 특히 작고 선명한 크레이터, Gassendi A가 북벽의 일부를 침범하여 거칠게 허물고 있는 모습입니다. 반면 넓고 평탄한 습기의 바다에 면해 있는 남벽은 비교적 단순해 보이며 그 사이 틈새로 용암이 흘러 들어와 크레이터의 안쪽를 채워 부분적으로 평탄하게 만들어 놓은 모습입니다.
Gassendi A, 원형의 크레이터 벽, 북/남의 비대칭으로 인해 저배율로 넓직이 조망하면 마치 다이아몬드 반지를 연상케 하는 흥미로운 대상입니다. 한 가운데 솟아 있는 중앙봉 복합체의 최고 높이는 1.2km로 되어 있습니다.

Gassendi는 Posidonius와 더불어 내부 바닥에 균열이 있는, 즉 FFC(floor-fractured crater)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현 국제천문연맹(IAU)에서는 Gassendi 바닥의 복잡한 rille 시스템(Rimae Gassendi라 총칭합니다)에 로마 숫자를 붙여 목록화하고 있는데, 금번 촬영한 이미지에도 각각의 rille에 화살표를 질러 가리켜 보았습니다. A, B는 각각 Gassendi A와 Gassendi B를 표시합니다.
이러한 내부 바닥의 균열은 20~30km 이상의 대형 크레이터에서 비교적 흔히 발견되는 모습으로서 화산 활동에 의해 변성/변형된 결과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크레이터 자체는 충돌로 생겼지만, 생성 이후 이차적으로 인근 화산 활동의 영향으로 다음과 같은 공통된 변화가 야기된다는 것입니다: 바닥에 용암이 채워져 크레이터 벽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얕아지고, 바닥에 동심원 혹은 방사상의 rille 구조가 생기고, 일부 어두운 헤일로를 가진 소형 크레이터들을 포함하고 있고, 대개 그 위치가 달의 바다 인근이라는 것입니다. Gassendi는 1976년 Pete Schultz가 제안한 FFC 분류에서 Class III에 해당되는데, 특징적으로 넓다란 해자(moat)와도 같은 밝은 빛깔의 용암 평원이 크레이터 내부와 벽 사이에 끼어있는 부류입니다 - 위 사진에서 이러한 해자 공간을 회색 화살표로 가리켜 보았습니다.

2007. 02. 18. 23:28:47 ~ 23:29:47 = UTC +9 hours. Albireo’s Planetary Observatory I, Republic of Korea. Pickering Seeing Scale: 7/10, Transparency: 4/5. Takahashi Mewlon 300 (12-inch Dall-Kirkham F11.9) at F24 using TeleVue Powermate x2 on EM-400. Lumenera LU075 + Astronomik Planet IR Pro 807. MAP processing at RegiStax 4.
Gassendi는 만일 유인 탐사선이 착륙할 수만 있다면 중앙봉 근처에서 고대 고지대 암석을 채취해 그 연대를 측정해 볼 수 있는, 과학적 측면에서도 주목을 끄는 대상입니다만 인근의 지형이 험준하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실제로 아폴로 17호의 세 군데 착륙 후보지 중 하나였으나 Taurus-Littow 계곡에 밀린 바 있습니다.

근적외선으로 고해상도 촬영하여 분석한 바에 따르면(Chevrel and Pinet 1990, 1992) 화산 분출물은 주로 습기의 바다에 면한 남벽과 동벽 인근에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위 그림). 뿐만 아니라 중앙봉 복합체 가운데 일부도 철과 마그네슘 실리케이트가 주성분인 마그마의 응축으로 만들어진, 말하자면 화산 활동의 결과물로 추정되었습니다. 반면 북벽과 서벽은 통상적인 월면 고지대의 암석 위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assendi 바닥을 이루는 성분이 이처럼 북서/남동으로 갈리는 이유는 물론 인근 습기의 바다 생성 시 받은 영향의 정도와 범위에 따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0년 2월 3일 22시 52분 11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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