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년 전 인류가 오랜 진화 과정을 통해 지구상에 처음 얼굴을 내밀었을 때는 지구가 젊음의 격변기와 형성 초기의 격렬함에서부터 46억 년이나 되는 세월을 이미 보내고 중년기의 안정을 찾은 뒤였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인류의 활동이 지구에 아주 새롭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지능과 기술이 기후와 같은 자연 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부여한 것이다.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인류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무지와 자기만족의 만행을 계속 묵인할 것인가? 지구의 전체적 번영보다 단기적이고 국지적인 이득을 더 중요시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자녀와 손자손녀를 위한 걱정과 함께, 미묘하고 복잡하게 작용하는 생명 유지의 전 지구적 메커니즘을 올바로 이해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좀 더 긴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인가? 알고 보니 지구는 참으로 작고 참으로 연약한 세계이다. 지구는 좀 더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존재인 것이다."
Carl Sagan, Cosmos

2010년 02월 3일

Gassendi의 해부

Gassendi.png

2010. 01. 26. 20:20:54 ~ 22:20:54 = UTC +9 hours. Albireo’s Planetary Observatory II, Republic of Korea. Pickering Seeing Scale: 5/10, Transparency: 4/5. Takahashi Mewlon 300 (12-inch Dall-Kirkham F11.9) at F47 using TeleVue Powermate x4 on EM-400. Lumenera LU075 + Astronomik RGB Dichroic filter with IR block. RegiStax 5/Astra Image 3 Pro/Photoshop CS4.

지난 26일에는 충에 즈음한 화성을 관측하려다 시상의 악화로 실패하고 대신 초저녁 조촐히 월면을 촬영하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월령 10.5일로 습기의 바다(Mare Humorum)가 터미네이터에 걸려 있는 날이었습니다. 습기의 바다 북서쪽 변연에 자리잡고 있는 크레이터, Gassendi도 이른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위 사진은 당시의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72dpi.jpg

습기의 바다 인근의 월면도로 Gassendi의 위치를 보여줍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Gassendi는 직경 114km의 큼지막한 크레이터로 익히 알려진 대상입니다. 만들어진 시기는 대략 36억년 전으로 추정되니 상당히 노쇄한 크레이터입니다. 17세기의 프랑스 천문학자이자 철학자인 Pierre Gassendi의 이름을 땄습니다(이 분은 Kepler에 의해 예견된, 수성의 태양면 통과를 최초로 관측 기록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本) 크레이터의 북쪽 벽(이하 북벽)은 상당히 험준해 보이며 특히 작고 선명한 크레이터, Gassendi A가 북벽의 일부를 침범하여 거칠게 허물고 있는 모습입니다. 반면 넓고 평탄한 습기의 바다에 면해 있는 남벽은 비교적 단순해 보이며 그 사이 틈새로 용암이 흘러 들어와 크레이터의 안쪽를 채워 부분적으로 평탄하게 만들어 놓은 모습입니다.

Gassendi A, 원형의 크레이터 벽, 북/남의 비대칭으로 인해 저배율로 넓직이 조망하면 마치 다이아몬드 반지를 연상케 하는 흥미로운 대상입니다. 한 가운데 솟아 있는 중앙봉 복합체의 최고 높이는 1.2km로 되어 있습니다.

Screen shot 2010-02-03 at 10.25.21 PM.png

Gassendi는 Posidonius와 더불어 내부 바닥에 균열이 있는, 즉 FFC(floor-fractured crater)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현 국제천문연맹(IAU)에서는 Gassendi 바닥의 복잡한 rille 시스템(Rimae Gassendi라 총칭합니다)에 로마 숫자를 붙여 목록화하고 있는데, 금번 촬영한 이미지에도 각각의 rille에 화살표를 질러 가리켜 보았습니다. A, B는 각각 Gassendi A와 Gassendi B를 표시합니다.

이러한 내부 바닥의 균열은 20~30km 이상의 대형 크레이터에서 비교적 흔히 발견되는 모습으로서 화산 활동에 의해 변성/변형된 결과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크레이터 자체는 충돌로 생겼지만, 생성 이후 이차적으로 인근 화산 활동의 영향으로 다음과 같은 공통된 변화가 야기된다는 것입니다: 바닥에 용암이 채워져 크레이터 벽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얕아지고, 바닥에 동심원 혹은 방사상의 rille 구조가 생기고, 일부 어두운 헤일로를 가진 소형 크레이터들을 포함하고 있고, 대개 그 위치가 달의 바다 인근이라는 것입니다. Gassendi는 1976년 Pete Schultz가 제안한 FFC 분류에서 Class III에 해당되는데, 특징적으로 넓다란 해자(moat)와도 같은 밝은 빛깔의 용암 평원이 크레이터 내부와 벽 사이에 끼어있는 부류입니다 - 위 사진에서 이러한 해자 공간을 회색 화살표로 가리켜 보았습니다.

2007-02-28_13-28-47.jpg

2007. 02. 18. 23:28:47 ~ 23:29:47 = UTC +9 hours. Albireo’s Planetary Observatory I, Republic of Korea. Pickering Seeing Scale: 7/10, Transparency: 4/5. Takahashi Mewlon 300 (12-inch Dall-Kirkham F11.9) at F24 using TeleVue Powermate x2 on EM-400. Lumenera LU075 + Astronomik Planet IR Pro 807. MAP processing at RegiStax 4.

Gassendi는 만일 유인 탐사선이 착륙할 수만 있다면 중앙봉 근처에서 고대 고지대 암석을 채취해 그 연대를 측정해 볼 수 있는, 과학적 측면에서도 주목을 끄는 대상입니다만 인근의 지형이 험준하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실제로 아폴로 17호의 세 군데 착륙 후보지 중 하나였으나 Taurus-Littow 계곡에 밀린 바 있습니다.

Screen shot 2010-02-03 at 10.42.28 PM.png

근적외선으로 고해상도 촬영하여 분석한 바에 따르면(Chevrel and Pinet 1990, 1992) 화산 분출물은 주로 습기의 바다에 면한 남벽과 동벽 인근에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위 그림). 뿐만 아니라 중앙봉 복합체 가운데 일부도 철과 마그네슘 실리케이트가 주성분인 마그마의 응축으로 만들어진, 말하자면 화산 활동의 결과물로 추정되었습니다. 반면 북벽과 서벽은 통상적인 월면 고지대의 암석 위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assendi 바닥을 이루는 성분이 이처럼 북서/남동으로 갈리는 이유는 물론 인근 습기의 바다 생성 시 받은 영향의 정도와 범위에 따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0년 2월 3일 22시 52분 11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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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10일

월면 지형물의 그림자 길이에 따른 고도 계산법

달 표면에서 관측되는 특정 지형물(예컨대 크레이터의 벽, 중앙봉, 산맥 등)의 실제 높이(고도)를 계산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해당 지형물이 월면에 드리우는 그림자의 길이가 정밀하게 측정되어져야 합니다.

Picture 5 copy.png

위 그림과 같이 구하고자 하는 지형물의 높이를 h, 그리고 그 지형물이 드리우는 그림자의 길이를 L로 놓았습니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직사광이 월면과 이루는 각도를 θ라 하면,

h = L sinθ

위와 같은 식으로 쉽게 구할 수 있겠습니다. 이때 θ는 ϕ 값과 같으므로,

h = L sinϕ

위와 같이 써도 되겠습니다. ϕ는 관측 당시 해당 지형물과 terminator(태양광이 비추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맞닿은 경계선)가 이루는 각도입니다. Terminator의 경도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구할 수 있는데 제 경우 NASA의 HORIZONS 시스템을 애용합니다.

Picture 3.png

위 그림과 같이 원하는 일자의 “Table Settings”에서 “Sun sub-longitude” 항목을 체크하고 산출하면 다음과 같은 식으로 산출되어 나옵니다.

Picture 4.png

위 표에서 “Solar-lon” 컬럼은 달 표면을 기준으로 해당 시기의 태양의 경도를 나타납니다. 이를 Subsolar point, 혹은 태양의 selenographic longitude라고도 합니다. Selenographic colongitude를 S로 놓으면,

S = 90 - Subsolar point(selenographic longitude)

위와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값은 terminator의 경도(s) 값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1. 월령이 삭~상현 사이일 때 s = 360 - S
  2.  
  3. 월령이 상현~보름 사이일 때 s = S
  4.  
  5. 월령이 보름~하현 사이일 때 s = 180 - S
  6.  
  7. 월령이 하현~삭 사이일 때 s = S - 180

이렇게 얻은 terminator의 경도값과 해당 지형물의 경도(월면도에서 얻음)의 차이가 ϕ 값이 됩니다.

다시금 쓰면,

h = L sinϕ

L 값은 그림자의 길이로서 월면도에서 인근의 지형물(실제 길이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과 길이와 비교하여 실제 값(km)을 얻을 수 있습니다. L 값과 ϕ 값을 구했으니 고도 h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10년 1월 10일 16시 23분 28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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