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9월 4일
1980년 대 천문가이드란 일본 잡지를 읽다가 - 이 잡지는 광고가 반입니다만 사실 이 마당에서 광고도 좋은 정보이지요 - 성좌조견판이 통째로 들어 있어서 리얼타임으로 현재 하늘의 별자리들을 보여주는 손목시계를 보고 무척이나 갖고 싶어 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Citizen이란 일본 시계 회사에서 내놓은 ‘코스모사인’이란 제품이었는데 대력 3만5천엔 정도로 학생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었고 더군다나 온라인샵 같은 것이 전무하던 당시로서는 개인적으로 수입하기 또한 어려웠던 일본산 제품인지라 그저 잡지에서 한번 구경한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지요.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최근 Citizen사에서 아예 Astrodea라는 독립적 브랜드를 개설하여 천문시계를 전문적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1986년 産, ‘코스모사인’.
現 Astrodea 라인업.
Astrodea 천문시계는 크게 두가지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성좌조견으로 장식의 의미가 강하고 다른 하나는 좀더 실용적으로 현재 달의 고도와 방위각, 월령, 조석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단순히 월령을 표시하는 시계는 흔하지만 Citizen 천문시계의 정보는 보다 신뢰성이 있어 아마튜어 천문가들에게 인기가 높고, 특히 전천의 성좌조견을 이런 정밀한 수준으로 제공하는 손목시계는 드뭅니다. Citizen 천문시계의 역사는 1973년 히데오 우에하라란 아마튜어 천문가가 천체망원경 등 광학기기를 만드는 니콘 사(당시 일본광학공업) 취업에 실패하고 대신 울며겨자먹기로 Citizen 사에 입사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히데오 우에하라 氏. 자작 망원경과 함께.
1984년 産 ‘문사인’.
뭔가 새로운 방식의 월령 시계를 개발하라는 지침에 따라 만들었던 제품이 1984년의 ‘문사인’이었는데 이것은 시계판에 두 개의 원형 창을 내어 하나에는 월령을, 다른 하나에는 태양의 위치를 표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일부 천문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끌었으나 그다지 성공적이진 못하여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 1986년의 ‘코스모사인’으로 성자조견판을 통째로 이식하여 현재 밤하늘의 별자리를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 제가 천문잡지에서 보고 침을 흘렸던 것이 바로 이 모델이었던 것입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게 되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한동안 개발이 뜸하다가 2005년도에 이르러 ‘Astrodea’ 브랜드로 독립하면서 다시금 개량된 천문시계 두 종을 내놓기 시작한 것입니다.

Astrodea 新月齢小型ウオッチ.
월면/행성 관측을 위주로 하는 제가 선택한 것은 성좌조견 형식이 아닌 Astrodea 新月齢小型ウオッチ 모델입니다만 성좌조견 모델도 언젠가는 꼭 써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신월령소형 모델은 월령과 간조, 달의 고도와 방위각 뿐만 아니라 태양의 고도와 방위각, 천문여명, 항성시 및 시리우스/아르크투루스의 고도와 방위각 등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해 줍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1980년대 후반의 ‘문사인’에서 비롯된 노하우들이 거듭 개선한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천문에 관한 보다 풍성하고 정밀한 데이터는 컴퓨터를 통해 언제든지 얻을 수 있습니다만 왠지 이 시계를 차고 다니면 지금이라도 천문대에 내려가고 싶은 의욕이 돋구어질 것 같습니다. Astrodea는 최근 금색 모델과 남천 하늘을 담은 모델도 별도로 출시하였습니다. 가격은 50~60만원 대로 아직 우리나라엔 공식딜러가 없으며 일본 여행시 현지 구입하거나 이베이 등의 온라인 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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