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1월 31일
APO Today - 가족들, 그리고 화성과 함께

토요일 오전 휴가를 내어 온 가족들을 싣고 일찌감치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마침 부모님께서도 이미 와 계셨으니 모처럼 온 가족이 천문대에서 한데 모이게 된 셈이었습니다. 처음이지 싶습니다.

일기예보가 좋지 않아 관측은 애초에 염두에 두지도 않고, 대신 며칠 전 촬영한 월면 사진들을 처리하고 책을 읽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별 보는 집”을 이젠 아이들도 무척 좋아합니다. 아파트 안에서처럼 사뿐사뿐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 듯 합니다. 이 곳에서만 오면 우당탕 신나게 뛰어 다닙니다. 옹기종기 모여 소박하지만 정감있는 저녁 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초저녁이 되자 문득 창 밖으로 왠걸 선명한 보름달이 보였습니다. 오호라! 오늘밤 어쩌면 화성을 관측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즉시 돔으로 뛰어 올라가 경통의 냉각에 들어갔습니다 - 최소한 두 시간 이상은 이렇게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자정을 전후하여 Pickering 스케일 6, 근래 들어 그나마 볼 만한 시상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 날 촬영한 화성 사진들은 log 섹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튿날, 일요일 아침은 흐리고 간간히 눈비가 흩날렸습니다. 서리로 뒤덮힌 꽁꽁 얼은 차를 녹이며 귀경을 서두르는 와중에 딸들은 오히려 신이 났습니다. 천문대 인근의 얼어붇은 도랑에서 미끄럼도 즐기며 마치 강아지처럼 좋아했습니다.

2010년 1월 31일 22시 43분 38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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