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2월 7일

APO Today - 가족들과 이박삼일

APO 준공 후 그 곳에서 가족들과 이틀밤 이상을 보낸 적이 한번도 없었지 싶습니다. 왕복에 에너지를 소비하느라 맘 편히 놀지를 못했죠. 금요일 밤, 이박삼일 일정으로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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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 이미 깜깜해진 밤하늘에서 겨울철 별자리들이 화려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별들을 한번도 본 적 없는 다섯살 태현이 왈, “왠일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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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 너머로 화성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맑아 보이지만 행성의 고해상도 사진 관측에는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요사이 우리나라 상공에 강한 제트기류대가 근 수주 간이나 머무르고 있어 가뜩이나 좋지 않았지만 이번 주말은 근래 들어서 가히 최악이었습니다. 촛점 맞추기조차 어려울 지경이었죠. 마음을 일찌감치 접고 가족들과의 휴양과 천문대 정비에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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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부스가 마련되었습니다 - 이제 아늑한 곳에 들어앉아 강력 분사되는 온수로 여독을 씻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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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토요일 오전엔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족들 모두 손을 잡고 인근의 수타사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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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동계 스포츠, 빙판 위에서 푸쉬업하기를 시연하는 첫째딸 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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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에 뚝딱뚝딱 CCTV를 장착하였습니다. 이제 웹 기반, 혹은 iPhone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 어디에서나 천문대 인근 풍경을 확인/조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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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밤에도 혹시나 하여 화성을 향해 보았지만 역시나였습니다. 당시 화성은 Amazonis Planitia를 정면에 두고 동쪽에 Olympus Rupes, 그리고 서쪽 가장자리에는 Elysium을 두고 있었습니다만 대강의 윤곽 만을 드러낼 뿐, 고지대와 연관된 구름이나 최근 핫이슈인 북극관 인근의 먼지 폭풍 등은 그 흔적도 확인할 수 없는 대기 상태였습니다. 자못 아쉬웠지만 그래도 밤새 추위에 떨지 않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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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진공 청소기로 깨끗하게 치운 후 돔을 개방, 햇살에 건조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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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 귀가를 준비하는 와중에 천문대와 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소박한 성당 공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렷을 적 재미있게 읽었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의 돈 카밀로 신부가 당장이라도 나오셔서 담배 한 대 무실 것 같은 정겨운 풍경이었습니다.

 

2010년 2월 7일 22시 38분 49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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