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7일

APO Today - 잠자리잡기, 스타트레일, KAAA 선배님들과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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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시상도, 투명도도 좋지 않을 것이 자명했기에 행성 관측 계획은 아예 접은 채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차라리 마음이 여유롭고 편해지더군요. 아이들에게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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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장인/장모/처제 식구들이 김밥과 샌드위치를 싸 갖고 합류하셔서 완연한 가을 소풍 분위기에서 천문대 이곳 저곳 구경도 하고 잔디밭에서 잠자리를 잡고 축구도 하며 즐겁게 뛰어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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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를 움켜 잡고 흐뭇해 하는 태희. 전 어렷을 적 이런 계통의 추억이 없어서 그런지 지금도 곤충을 손으로 잡기를 꺼려합니다. 아이들은 저보다 훨씬 낫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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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메인이었던 4인치 굴절망원경은 이제 가족들 차지입니다. 1층 발코니에 놓아 두고 아버지, 와이프, 딸내미들이 언제든지 편안하게 밤하늘을 관망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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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망원경의 접안렌즈를 들여다 볼 수 있을만큼 자랐다고 생각하여 아이들에게 달과 목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총천연색 과학도감에 익숙해져 있을 아이들이 시시해 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왠걸 저 진지한 표정들 좀 보세요. 월면의 어두운 바다와 밝은 고원 및 크레이터, 목성 주변에 늘어서 있는 4개의 갈릴레오 위성까지 알아 차리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입니다. 뿌듯하고 기특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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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5DMII와 TG-SP2를 꺼내어 조촐한 스타트레일/성야사진을 찍었습니다. 동쪽 하늘로 떠오르는 목성의 흔적(가장 밝은 선)입니다. 좀더 노출을 주고 싶었으나 서쪽으로부터 몰려오는 구름 덩어리들 때문에 이쯤해서 멈춰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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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한국아마튜어천문협회(KAAA)란 동호회에 가입하여 관측회에도 열심히 따라 다니면서 선배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익혔습니다. 비록 KAAA는 해체되었고 그로부터 강산이 두어번 바뀌었지만, 어느덧 중년이 된 회원 중 몇 분들이 다시금 열정을 깨워 활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988년 핼리혜성 도래 당시 국내 최초 촬영의 개가를 올린 (그 장비의 주인이셨던) 장승혁 선배님, 그리고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에 계신 최문항 선배님께서 천문대를 방문해 주셨습니다. 무려 20년 만의 조우입니다.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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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목성 관측은 별로 하지 못했지만 나름 즐거웠던 주말을 보내고 서울로 떠나기 직전, 정원 한 켠에 핀 다알리아가 이쁘게 환송해 주었습니다.

 

2010년 10월 17일 21시 34분 26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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