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9월 15일

요즘 목성 관측 호기여서 평일이지만 천문대로 향했습니다. 다음 주 21일이 목성의 충입니다. 해가 지면서 구름이 싹 걷히고 맑아졌지만 우려했던 대로 시상이 좋지 않았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상공의 제트기류 변동이 심한 탓인데 관측 시간을 전후하여 50~60 m/s로 빨라지면서 세부 디테일을 망가뜨렸습니다. 요즘처럼 제트기류가 왔다갔다하면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관측 빈도와 시간을 늘리는 수 밖에 없는데 외국의 관측자들처럼 항시 거주하는 집 뒷뜰에서 매일 같이 망원경을 꺼내어 관측할 수 있는 환경이 부러운 면이 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요즘 채소값이 비싸다는데 이렇게 텃밭에서 재배하여 먹을 수 있으니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배추가 잘 자랐습니다.
모니터에 목성 상을 입수하고 IR, G, B 각 채널 별로 히스토그램을 봐 가면서 55% 수준을 맞추어 보며 점검 했는데, 이전 투명도가 좋지 않았을 때에 비해서 게인 값을 현격히 줄이고도 동일한 노출에 적절한 밝기의 화상을 얻으면서 50 fps를 상회한 캡쳐 속도를 보였습니다. FireWire 800 인터페이스 덕을 제대로 본 듯한 보람은 잠시 후 좌절로 이어졌는데 제 iMac의 이미지 저장 속도가 Flea3의 캡쳐 속도를 채 따라잡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드 드라이브 defragment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순발력 있게 3분 내로 RGB 촬영을 마쳐야 하는 목성 촬영 세팅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결국 억지로(어찌보면 행복한 말입니다만) 노출 시간을 늘려서 30 fps 수준에 맞추어 촬영해야 했습니다. 우선 iMac의 하드 드라이브를 좀더 높은 rpm으로 교체해야겠는데 많은 손이 가는 작업이라 당장은 망설여 집니다. 혹은 시상이 불량할 경우 굳이 16bit 이미지 캡쳐를 고집할 필요없이 8bit로 저장하는 것도 한가지 대안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이 날 촬영분 중 한 장을 처리하여 log에 게재하였습니다만 예전에는 촬영을 포기할 정도의 불량한 시상 하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이 정도의 디테일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IR 필터링과 이 파장 범위에서 특히 높은 감도를 보이는 Flea3 CCD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NEB의 복잡한 rift들이 이채로운데 특히 2개 정도는 소용돌이 치면서 원형으로 감싸 모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아마도 white oval을 형성하기 전의 단계인지 모르겠습니다. EZ는 매우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데 NEBs에서 기원한 projection들과 산발적인 festoon들로 방해를 받아 전반적으로는 오히려 STrZ보다 어두워 보입니다. 나름 NTrZ의 NTB(band)도 잘 보여지고 있고 SPR에서 보이는 규칙적 간격의 oval들도 인상적입니다. 이전 관측 시와 비교하면 이미지가 많이 거칠어서 이 날의 불량한 시상을 잘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두 관측 결과를 비교할 때 IR 대역의 이미지 퀄리티 편차는 크지 않으며 다만 이번엔 제트 기류의 영향으로 G와 B 채널 이미지가 속수무책으로 뭉그러져서 전반적으로 거칠어 졌습니다. 역시 시상이 깡패입니다.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추석 연휴 때도 조건이 된다면 다시금 목성을 노려볼 계획입니다. 정체를 피해 심야에 다녀야 할 텐데 요즘따라 랩 타임이 짧아져서 걱정입니다. 자나깨나 안전 운전! 이제 반팔 입고 밤 관측하기에는 좀 추워졌습니다. 새벽녘에 동쪽 하늘에서 오리온이 반갑게 떠오르더군요.
APO Today • (0) Comments • Permalin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