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 Today - Flea3 Firstlight on Jupiter

바쁘다, 피곤하다, 장마 후 또 태풍이다 온갖 핑계로 한참 만에야 내려간 천문대, 더군다나 관측할 만한 날씨로는 참으로 오랜만이었습니다. 변덕스런 우리나라 여름 날씨 가운데 관측에 적당한 날이 얼마나 될 지 싶습니다만, 그것도 일주일 중 하필 토요일 밤에 걸리길 기대하기 쉽지 않죠. 하지만 이번 주말은 운이 좋았습니다. 바람이 특히 강했던 태풍 곤파스가 지나갔지만 건재한 돔을 보니 대견하였습니다. 그러고보니 돔이 이 곳으로 옮겨지고 나서 처음 겪었던 태풍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가혹한 날씨들을 맞게 되겠지만 지금처럼 잘 견디길 바랍니다.
요즘 관측의 주관심사는 역시 목성으로 9월 20일께 충의 위치에 오면서 이 무렵 관측의 호기를 맞이합니다 - 관련된 상세한 정보를 게재한 바 있습니다. 요사이 우리나라 날씨는 무척 변덕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대기 상층은 제트기류의 영향을 피해가면서 비교적 안정된 편입니다. 고해상도 행성 촬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상 자체는 썩 나쁘지 않다는 뜻인데, 반면 지표면 근처의 대기는 다습하고 와류가 심하며 흐린 날이 많고 투명도가 떨어집니다.

시상이 좋지 않으면 속수무책이지만 낮은 투명도라면 어느 정도 보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 더 높은 감도의 CCD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번 주말은 최근 도입한 Point Grey Flea3를 처음 작동시켜보는 장이어서 기대가 컸습니다. 이 카메라의 감도 특성에 대한 글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만 종전에 사용하던 Lumenera LU075에 비해 특히 red, IR 영역대에서 현격히 뛰어난 감도를 보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더군다나 FireWire 800 인터페이스로 이미지 저장 속도 또한 빠르기 때문에 시상의 미세한 요동을 캡쳐하기 용이합니다. 위 그림과 같이 무척 컴팩트하여 마운트 밸런스를 재조정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현재 Flea3를 행성 사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서드파티 프리웨어인 FireCapture가 유일합니다. JAVA 기반이라 구동이 쾌적하지 않고 더군다나 필터휠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Lucam Recorder를 동시에 띄워 놓고 작업해야 했습니다. Lucam Recorder가 Flea3를 지원하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대기의 투명도가 최악이 아니라면 감도 높은 CCD를 사용하는 잇점을 노려볼 수 있겠습니다. 촬영하는 파장 영역을 적외선 대에 한정시키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CCD에 닿는 투과량은 적잖이 줄겠지만 대기의 영향을 덜 받은 세밀한 이미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이와 같은 취지로 Astronomik Planet IR Pro 807 + Lumenera LU075 조합을 이용했었는데 807 nm보다 짧은 파장 영역을 극단적으로 막아버리기 때문에 너무 어두웠고 현 망원경의 구경과 LU075의 감도가 이를 보완하기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 월면의 촬영에만 한시적으로 적용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대안은 807보다 좀더 투과량을 늘린 Astronomik Planet IR Pro 742를 도입하는 것, 그리고 LU075보다 IR 영역대의 감도가 높은 Flea3를 사용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필터휠에 빈틈이 없네요 - 순서대로 L, IR742, R, G, B, IR807입니다. 모두 Astronomik 사의 제품이기 때문에 parfocal이어서 촬영 중 초점을 재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향후 목성을 겨냥한 methane 밴드의 필터 도입을 계획 중인데 아마도 807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지 싶습니다.

이 날의 시상은 7~8/10으로 근래들어 상당히 양호한 편이었으나 반면 투명도는 떨어져서(3/5) 때마침 이러한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적당한 환경이었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742 nm 이하의 파장을 제외시킨 IR 영역대에서 촬영했음에도 30 fps를 상회하며 기록되는 목성 상의 세부 디테일은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서쪽에서 다가오는 구름의 영향으로 새벽 1시 경 촬영을 접어야 했지만 밤 10시~자정 사이의 시상은 꽤나 안정적이어서 마침 정중선에 닿은 대적반이나 온통 혼란에 빠진 EZ~NEB 부근, 그리고 이제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하는 SEB의 세부를 관측하기 적당하였습니다.
3시간이 채 못되는 관측 세션동안 촬영된 이미지 분량만 100 GB에 달합니다. 처리하고 분석하는데 몇 일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향후 할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Flea3의 이미지 캡쳐 속도의 향상
- Flea3 이미지 촬영 및 처리 시퀀싱의 정립
- 광축의 미세 조정 및 Bob’s Knob 설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