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무에서 우주를 창조했다는 답은 임시변통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근원을 묻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대결하려면 당연히 “그렇다면 그 창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해결해야 한다. 만일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는 식의 결론밖에 내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우주의 기원 문제에는 답이 없다 하고 한 단계 단축하는 것이 어떨까? 또 한편으로, 신은 항시 존재했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역시 한 단계 줄여, 우주가 항시 존재했다 하면 어떻겠는가?"
Carl Sagan, Cosmos

2010년 07월 24일

외계행성 탐색 계획 1: 도입

이르면 금년 말부터 오랫동안 관심을 두어 왔던 외계행성 관측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자 합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외계행성은 466개로 발견 속도는 근래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검출 방법으로 astrometry + radial velocity를 이용한 경우가 373개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모성의 광도가 13등급보다 밝은 BTE(bright transiting exoplanet)도 70 케이스에 달하며 이들은 아마튜어가 관측하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Screen shot 2010-07-24 at 10.04.35.png

아마튜어가 외계행성(엄밀히 말하면 외계행성의 공전으로 인한 모성 밝기의 미세한 변화)을 관측해 낼 수 있을까요? 이 분야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런지요. 실제로 여러 아마튜어들이 프로 천문학자들과 연합하여 외계행성의 검출 및 추적 연구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대개 프로 천문학자들은 일반 망원렌즈에 CCD를 부착해 만든 광시야 카메라로 밤하늘의 일정 구역을 수개월간 촬영, 조사하고 나서 이후 다른 구역으로 옮기기를 반복합니다. 이 과정에서 단기간(< 3 시간)에 미세한 광도변화(< 0.030 등급)를 보이는 현상을 주기적으로 (대개 < 3일) 반복하는 천체가 있으면 외계행성의 존재 가능성을 의심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해상도가 뛰어난, 좀더 큰 구경의 망원경을 이용하여 혹시 이중성(eclipsing binary)은 아닌지 확인하게 됩니다.

그 다음 단계는 좀더 집중적인 관측을 통하여 그 별의 밝기가 예측된 주기에 맞춰 얼마만큼 변화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인데 이야말로 아마튜어 천문가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끈기있고 섬세한 관측을 통해 얻은 광도 변화 곡선을 보면 그것이 바닥이 편평한 모양새(flat-bottomed curve)인지, 아니면 V 모양인지 식별해 낼 수 있습니다. 프로 천문학자들이 사용하는 망원경은 대개 오지,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고 시간당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정도로 고가인데다가 시야가 좁기 때문에 이와 같은 꾸준한 추적 관측을 하기에 다소 부담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별의 광도 감소폭이 30 밀리등급(mmag) 미만이면서 변화 곡선의 바닥이 편평한 모양이라면 외계행성이 모성의 천체면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일 가능성을 시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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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마튜어가 외계행성의 존재 가능성을 좀더 명확히 하는 근거를 제시해 준다면, 프로 천문학자들은 확신을 가지고 그 천체의 radial velocity를 측정하여 외계행성의 크기와 밀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표된 외계행성 가운데에는 뜨겁게 달구어진 거대 목성형 행성도 있고 지구와 유사한 작은 행성도 있었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는 부류는 후자이겠지요.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상상하게끔 하니까요.

요컨대 아마튜어의 역할은 품질 좋은 광도 변화 곡선을 얻는 일입니다.

광도 변화 곡선은 프로 천문학자들이 천문대에서도 하는 작업이지만 그들보다 열악한 조건에 있는 아마튜어들이 하려니 신경 쓸 것도 많습니다. 추적 촬영을 위한 정밀한 광축 조절은 물론이고 관측 도중 기온 변경에 따른 촛점의 변화도 신경쓰이는 문제이며 천문대에서 사용하는 액화 질소 냉각 CCD에서는 별 문제되지 않는 dark current thermal noise라든가, 소구경의 망원경에서 불거지는 scintillation noise도 아마튜어들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대개 고지대, 최적의 장소에 위치하고 있는 천문대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관측 조건, 그로인한 불량한 시상 또한 아마튜어들의 핸디캡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는 것이 아마튜어 천문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밤하늘 깊은 곳의 이쁜 이미지를 담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이처럼 그 사이에서 돌아가는 역동적인 현상을 포착해 내고 지켜보면서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 또한 그에 못지 않는 보람이겠습니다.

 

2010년 7월 24일 10시 26분 09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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