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01월 1일
거대 충돌설
달이 어떻게 탄생하였는가에 관해서 몇가지 가설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연히 지구 근처를 스쳐지나가던 소행성 가운데 하나가 지구의 인력에 붙들려 들어와 포섭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태초에 지구가 생겨날 때에 달도 동시에 만들어져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동반자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 달에 관한 많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대 충돌설이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거대 충돌설은 지금으로부터 약 45억년전 지구가 생겨나고 그리 오랜 세월이 흐르지 않은 시기, 아직 뜨거운 불덩이였던 지구에 화성 만한 천체가 충돌하여 그 파편들이 뭉쳐서 달을 이루었다는 이론입니다. 아마도 충돌 직 후에 그 파편들이 지구 주위에 원반 모양의 판이나 토성과 비슷한 모습의 고리를 이루었을 지도 모릅니다. 어쨋거나 이러한 지구의 파편과 충돌한 천체의 파편들이 서로 뒤범벅 되어 오늘날의 달을 형성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거대 충돌설의 잇점
거대 충돌설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다른 가설들이 대답할 수 없는 몇가지 의문점을 적절히 해결해 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1. 지구의 중심에는 철로 된 핵이 있지만 달에는 이것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달은 전체가 균일한 바위 덩어리로 생각되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달이 태초에 지구가 생겨날 때 동시에 만들어졌거나 다른 곳에서 제대로 성장한 후 포섭된 존재라면, 달에도 철로 된 핵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거대 충돌설은 이 사실을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구가 화성만한 천체와 충돌할 때 이 둘은 각각 철로 된 핵을 갖고 있었습니다. 충돌한 천체의 핵은 곧 지구의 핵과 융합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우주 공간으로 튀어나간 파편들은 지구와 충돌 천체의 표면에 있던 암석 성분들 뿐이었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실제로 가능한 것으로 증명되었습니다.
2. 지구의 평균 밀도는 1 제곱 센티미터 당 5.5g인 반면 달의 평균 밀도는 3.3g에 불과합니다. 이 사실은 달에 철성분의 핵이 없음을 암시합니다.
3. 달표면의 암석과 지구의 암석 속에 들어있는 산소 동위원소 성분 비율은 거의 똑같다는 사실이 아폴로 11호가 가져온 월석을 조사한 결과 드러났습니다. 화성의 암석이나 운석은 이와 판이하게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이 사실은 달을 이루는 암석 성분이 지구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가설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4. 달은 크고 단 하나뿐인 위성이란 점에서 매우 특이합니다. 만약 달이 지구가 생겨날 때 동시에 만들어졌다면, 즉 그 생성 기전이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었다면 다른 행성에서도 이와 유사한 타입의 위성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유독 지구와 명왕성 만이 이러한 거대 유일 위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달이 태양계 9개의 행성 가운데 하나나 둘 정도에 벌어질 수 있는 거대 충돌 사고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간접적으로 증거하고 있습니다.
거대 충돌설의 발전
화성만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여 달이 생겼다는 이론은 1960년대 소련의 천문학자 V. S. Safronov에 의해서 제창된 후 Hartmann과 Davis의 연구에 의해 뒷받침되었습니다.
Hartmann과 Davis는 지구와 충돌할 운명의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화성만큼 커다란 소행성이 존재했을 가능성과 이러한 거대 충돌이 달을 형성할 수 있을만큼 적당한 각도로 이루어졌을 가능성, 그리고 거대 충돌이 지구가 왠만큼 성장했던 시기에 이루어졌을 가능성 등을 이론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이들의 논문은 1975년 발표되었습니다.
한편 하바드 대학의 Cameron과 Ward도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서 이보다 2년 늦은 1977년 비슷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들은 처음에 지구와 달의 각운동량을 연구하던 중 화성만한 천체 (지구의 1/3내지 절반 크기) 가 충돌했을 가능성을 유추해 내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후 최근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다각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달의 기원에 관한 가장 유력한 가설로 확고하게 자리잡았습니다.
달의 기원에 관한 다른 가설들
1. 가장 초기에 제기된 가설은 지구가 탄생할 때 그 근처에 달도 동시에 태어나 성장하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것은 달에 철로 된 핵이 없다는 사실로 반박될 수 있습니다.
2. 달이 상대적으로 철성분이 적은 지역에서 탄생, 성장하여 지구의 인력에 의해 포섭되었다는 가설입니다. 이것은 달의 암석과 지구의 암석 속에 녹아있는 산소 동위원소의 함유율이 거의 정확하게 똑같다는 사실에 의거하여 반박될 수 있습니다.
3. 또다른 가설은 태초에 지구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자전하여 지구를 이루던 물질들이 떨어져 나와 달을 이루었다는 것입니다. 이 가설은 필요한 각운동량과 에너지를 이용해서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실제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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