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년 전 인류가 오랜 진화 과정을 통해 지구상에 처음 얼굴을 내밀었을 때는 지구가 젊음의 격변기와 형성 초기의 격렬함에서부터 46억 년이나 되는 세월을 이미 보내고 중년기의 안정을 찾은 뒤였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인류의 활동이 지구에 아주 새롭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지능과 기술이 기후와 같은 자연 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부여한 것이다.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인류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무지와 자기만족의 만행을 계속 묵인할 것인가? 지구의 전체적 번영보다 단기적이고 국지적인 이득을 더 중요시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자녀와 손자손녀를 위한 걱정과 함께, 미묘하고 복잡하게 작용하는 생명 유지의 전 지구적 메커니즘을 올바로 이해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좀 더 긴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인가? 알고 보니 지구는 참으로 작고 참으로 연약한 세계이다. 지구는 좀 더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존재인 것이다."
Carl Sagan, Cosmos

2009년 07월 10일

외계행성, 그 모성에 나 있는 흑점의 위치 분석

외계행성이 모성(母星)을 공전하는 과정에서 모성의 밝기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하면 그 별 표면에 나 있는 흑점까지도 감지해 낼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순히 흑점의 존재 여부 뿐만 아니라 그 별의 어떤 위도에 나 있는지까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독일 함부르그 천문대의 Juergen Schmitt 氏가 이끄는 팀은 Corot-2a로 명명된 별의 미세한 밝기 변화를 분석하였습니다. 이 별은 우리 태양과 유사한 G 타입의 항성이지만 보다 젊기 때문에, 자기 항성풍 브레이크 현상(magnetic stellar-wind braking)에 의해 자전 주기가 늦춰진 정도가 훨씬 덜 하여 4.5일에 한번 꼴로 빠르게 자전하고 있습니다(우리 태양의 자전 주기는 27일 정도입니다).

Corot-2a에는 그 주변에 바짝 붙어 공전하는 행성 Corot-2b가 있음이 밝혀졌는데, 지구에서 바라봤을 때 모성의 한복판을 매 1.74일에 한번 꼴로 지나갑니다. ESA의 Corot 우주망원경은 이 행성의 모성면 통과를 80번 가량 관측하였고 이번에 함부르그 팀이 분석한 자료도 이것입니다. 특이할만한 점은 매번 반복되는 광도 변화 곡선 중 어떤 것도 완벽하게 똑같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별 자체의 평균 밝기가 매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 이는 그 별의 표면에 나 있는 흑점의 영향으로 추정되어지고 있습니다. 태양과 같이 빠른 속도로 자전하는 항성은 내부에 대류대(convective zone)를 갖게 되고 그 결과 강력한 자기력이 발생하여 흑점을 만들게 됩니다. 흑점이 많으면 그 별의 밝기 또한 미세하나마 어두워지겠지요.

행성이 모성면을 통과할 때 공교롭게도 흑점이 있는 부위를 지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는 모성의 밝기 변화 곡선이 매끄럽지 못하고 약간의 융기를 보이는데 이는 행성이 모성면 가운데에서 상대적으로 어두운 곳(즉 흑점)을 통과하는 순간임을 암시합니다.

Picture 3.png

위 광도 곡선은 Corot-2a 별 앞으로 외계행성이 지나가면서 밝기가 3% 감소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와중에 약간의 돌출 구간이 관측되는데 이는 행성이 Corot-2a의 표면에 난 흑점 앞을 지나가는 순간입니다. 이 흑점의 크기는 대략 행성 직경의 1/4 정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프에서 ‘점’은 실제 측광 결과이고 이를 부드럽게 만든 것이 적색 곡선입니다. 청색 곡선은 그 별에 흑점이 없었을 경우를 가상한 것이고, 검정색 곡선은 하나의 흑점만이 존재했을 때를 가상한 것입니다.

Rochester 대학의 John Thomas 氏는 이 분석 결과에 대하여, (대개 행성은 황도면에 근접하여 공전하기 때문에) 흑점들이 모성의 적도 인근 20도 내에 집중적으로 위치함을 시사하는 것이며 우리 태양에서 관측되는 현상과 동일하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 별의 흑점은 우리 태양에서 가끔 관측되는 큰 흑점 정도의 사이즈일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함부르그 팀은 한단계 더 나아가 “관측 결과가 장기간 누적되면 그 별의 흑점 변화 주기와 변천사까지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치 우리 태양의 흑점 주기가 11년인 것처럼 말입니다.

함부르그 팀은 또 다른 논문에서, 80회의 모성면 통과 현상을 분석한 결과 별이 어두울 때일 수록(아마도 더 많은 수의 흑점에 의해 뒤덮혔기 때문에) 행성이 지나면서 차폐시키는 밝기의 감소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작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모성면에서 흑점들의 위치가 비교적 저위도에 분포되어 있다는 것, 따라서 행성이 그 근방을 지나가면서(다시금, 행성은 황도면에 근접하여 공전하기 때문에) 전체 별의 겉보기 밝기에 주는 영향 또한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결과는 Corot-2a의 모든 흑점이 저위도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흑점은 별 내부의 대류대 깊은 곳으로부터 부유 물질이 자기장을 타고 분출하는 현상으로 여겨집니다. 자전 시 코리올리의 힘에 따라 이 과정이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빠르게 자전하는 별에서는 부유 물질이 양극 지역에 많이 몰리게 됩니다. Corot-2a의 경우에도 아마도 저위도 뿐만 아니라 양극 지방에 많은 흑점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별의 흑점 검출 방법은 단순히 별 표면의 서로 다른 위도 지역에서 관측되는 도플러 편이의 차이를 보고 알아내는 기존 방법에 비해 우월합니다 - 후자는 매우 빠르게 자전하는 별에서만 적용이 가능하며 고위도 지역에 국한된 흑점을 검출해 낼 수 있습니다.

함부르그 팀은 이처럼 흑점의 존재를 감안하면 외계행성의 크기를 정확히 가늠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Corot-2b의 경우 모성에 흑점이 존재함을 감안하면 3% 정도 더 크기가 큰 것으로 계산됩니다. 차이는 크지 않지만 중요한 차이일 수 있습니다.

Mapping a Star’s Spots by Exoplanet Transits. Johannes Hirn, Sky&Telescope, July 9, 2009.

 

2009년 7월 10일 18시 51분 01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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