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년 전 인류가 오랜 진화 과정을 통해 지구상에 처음 얼굴을 내밀었을 때는 지구가 젊음의 격변기와 형성 초기의 격렬함에서부터 46억 년이나 되는 세월을 이미 보내고 중년기의 안정을 찾은 뒤였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서 인류의 활동이 지구에 아주 새롭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지능과 기술이 기후와 같은 자연 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부여한 것이다.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인류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무지와 자기만족의 만행을 계속 묵인할 것인가? 지구의 전체적 번영보다 단기적이고 국지적인 이득을 더 중요시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자녀와 손자손녀를 위한 걱정과 함께, 미묘하고 복잡하게 작용하는 생명 유지의 전 지구적 메커니즘을 올바로 이해하고 보호하기 위해서 좀 더 긴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인가? 알고 보니 지구는 참으로 작고 참으로 연약한 세계이다. 지구는 좀 더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존재인 것이다."
Carl Sagan, Cosmos

2009년 08월 8일

금성의 백반(白瘢)

최근 금성에서 이전에 없던 흰 반점이 관측되어 그 정체를 두고 이견이 오가고 있습니다. 화산 활동의 결과물인지, 대기의 난기류인지, 아니면 태양으로부터 날라온 전하입자가 빛나는 현상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New York, Holtsville에 거주하는 아마튜어 천문가 Frank Melillo 氏가 지난 7월 19일 자외선 영역대로 촬영한 금성 이미지에서 남반구에 밝은 알베도 구조가 처음 검출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호주의 한 아마튜어는 목성면에서 최근 소행성/혜성 충돌의 결과로 의심되는 검은 반점을 발견했었습니다 -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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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의 백반은 다른 아마튜어들과 유럽의 금성 익스프레스 오비터가 촬영한 이미지에서도 나타나 공식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금성 익스프레스는 현재 금성 주변을 공전하고 있는 유일한 탐사선으로, 추후 분석 과정에서 이 백반이 Melillo 氏가 발견하기 적어도 4일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자외선 파장에서 밝게 빛난다는 것은 소행성의 충돌 때문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암석으로 된 물체는 (다량의 얼음을 포함하고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 충돌 시 자외선 파장에서 어두운 흔적을 남기는데 그 이유는 먼지 입자들이 빛을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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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가능성으로 태양으로부터 날라온 전하입자가 금성 대기의 상층부와 충돌하여 빛을 내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또한 대기에 난기류가 발생하여 하층의 물질들을 상층 대기로 밀어 올린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거대 화산 폭발의 흔적일 수도 있습니다. 금성은 태양계 내에서 가장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행성으로 표층의 90%가 용암으로 뒤덮혀 있습니다 - 다만 개스를 분출하는 장면은 아직까지 한번도 포착된 바 없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백반이 화산 폭발의 흔적이라면 금성의 두터운 대기를 뚫고 표층으로부터 65~70km 상공으로 분출물을 날릴 정도의 엄청난 규모여야 합니다. 금성 익스프레스 팀의 Sanjay Limaye 氏는 “현재 금성에서 뭔가 평상시와 다른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으나 그 정체는 오리무중”이라고 고백합니다.

금성 익스프레스에 탑재된 두 개의 스펙트럼 측정기가 그 비밀의 열쇠를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금성 표면으로부터 방출되는 빛의 스펙트럼을 직접 측정, 기록하고, 다른 하나는 태양광을 흡수하는 과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 개스의 성분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들 장비를 이용하여 상층 대기에서 백반을 이루고 있는 입자들의 분포 변화를 조사할 수 있고, 이산화황과 같이 화산 폭발의 흔적 임을 시사하는 성분을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하지만 백반 내에 이산화황이 고밀도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화산 분출물 임을 확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태양광이 금성 대기 안에 포함된 황산을 분해하여 이산화황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금성 대기에서 백반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어서 지난 수십년간 여러 차례 관측되었으나 원인이 규명된 바는 없습니다. 가깝게는 지난 2007년 1월 북반구와 남반구에 동시 발생하였는데 극적으로 밝은데다 두 개의 모양이 약간 달라서 화제를 모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체는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Limaye 氏는 우리가 비교적 단순하다고 생각해 온 금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주장합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자전 축으로 계절도 없고 바다도 없이 그저 뜨겁게 달궈져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 온 금성. 그러나 금성 자체에 비해 60배나 빠르게 자전하는 이 행성의 대기 활동은 많은 미스테리를 남겨 놓고 있습니다.

Mysterious bright spot found on Venus. Rachel Courtland, NewScientist, 29 July 2009.

 

2009년 8월 8일 14시 52분 49초, albireo에 의해 작성됨

행성과 위성금성관측 정보 • (0) CommentsPerm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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