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으로의 초대
금성은 밤하늘의 보석과도 같은 아름다운 천체로 고대의 천문학자들은 이를 새벽별, 혹은 저녁별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샛별, 개밥바라기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한때 금성이 두 개로 분리되어있다고 믿기도 했지만 모두 낭설로 밝혀졌습니다. 로마 신화에서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비너스를 상징하는 금성은 두꺼운 구름층에 의해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금성과 지구가 자매격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둘다 비슷한 크기, 밀도, 부피와 질량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되었으며 동일한 성운으로부터 응축되어져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활발한 연구들은 이들에게 더이상의 공통점이 없음을 밝혀냈습니다. 금성은 여러가지 면에서 지구와는 판이하게 달랐던 것입니다. 그곳에는 바다도 없고 수증기는 거의 없는 이산화탄소로 가득찬 대기가 가득차있습니다. 금성의 두터운 구름은 주로 황산으로 되어있었고 두터운 대기로 인해 표면의 기압은 무려 지구의 92배에 달합니다.
금성은 뜨겁게 달구어져 있어서 표면 온도는 섭씨 482도에 달합니다. 이것은 두터운 이산화탄소 대기에 의한 온실효과 때문으로, 일단 흡수된 태양빛이 농도 짙은 대기에 갇혀서 다시 우주공간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축적된 결과입니다. 따라서 금성은 태양에 훨씬 가까운 수성보다도 오히려 뜨겁습니다.
금성의 하루는 지구의 243일에 해당하므로 금성이 225일간에 걸쳐 태양을 한바퀴 도는 일년동안 채 한번도 자전하지 못하는 셈입니다. 더우기 금성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자전합니다. 금성에서는 매일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 이야기입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금성의 두꺼운 구름 때문에 표면 지형을 전혀 관측할 수가 없었으나 전파 망원경과 전파 영상 처리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그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미항공우주국의 파이오니어 금성 계획과 구소련의 베네라 15호, 16호계획 (1983-1984), 그리고 최근 미항공우주국의 마젤란 전파 지도 작성 계획 (1990-1994) 등이 가장 성공적인 금성 탐사로 평가되었습니다. 이들 탐사선이 보내온 영상에 의해서 지구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새로운 모습의 금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금성의 표면 지질 구조는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합니다. 아마도 3억년에서 5억년전 쯤에 완전히 새것으로 털갈이를 한 듯이 보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금성에는 용암으로 뒤덮인 광활한 평원과 산맥, 그리고 지질 활동으로 생긴 고원 지대가 있습니다. Ishtar Terra 지방의 Maxwell Montes는 금성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입니다. Aphrodite Terra 고원은 적도 주변에 넓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젤란이 촬영해서 전송한 금성의 2.5km 이상 고원 지대는 필름상에 하얗게 나타났는데 이것은 토양이 습하다는 증거이지만 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금성의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어디에도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자들은 필름상에 하얗게 나타난 이 물질이 황철광이나 다른 어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물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금성의 표면에도 수많은 충돌 분화구가 산재해 있습니다. 직경 2km 이하의 작은 크레이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데 이것은 금성의 두터운 대기가 완충역할을 하여 작은 운석들로부터 금성을 보호했기 때문입니다. 단 커다란 운석이 돌진해 들어오다가 충돌 직전에 작은 조각으로 부숴져서 이로인해 만들어진 작은 크레이터들은 발견되는데 이를 크레이터 클러스터라고 합니다.
화산이나 화산 활동의 흔적은 더더욱 풍부합니다. 적어도 금성 표면의 85% 이상은 화성암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엄청난 양의 용암이 수백킬로미터나 흘러서 저지대를 메우면서 광대한 평원을 만들어냈습니다. 수백개의 커다란 화산 주위에는 십만개 이상의 작은 기생화산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이들 화산으로부터 분출된 용암은 꾸불꾸불한 계곡을 따라 수백킬로미터 이상이나 흘렀는데 게중에는 총 길이가 7000km에 달하는 것도 있습니다.
직경 100km 이상의 거대한 칼데라도 발견되었는데 천지나 백록담과 같은 지구의 칼데라들이 커봤자 직경 몇 킬로미터에 불과할 뿐인 사실을 미루어보면 엄청나게 거대한 것입니다.
지구에는 없는 금성만의 독특한 지질학적 구조물로 코로나와 아라크노이드를 들 수 있습니다. 코로나는 절벽으로 둘러싸인 직경 수백킬로미터의 거대한 원형 구조물로 금성의 맨틀이 용승하면서 만들어낸 지형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아라크노이드는 코로나와 비슷하지만 다소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금성 표면의 갈라진 틈을 따라 녹은 바위가 퍼져나가면서 만들어낸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