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기원, 그 열가지 대사건
첫번째 사건 : 태양계 성운의 탄생
별과 별 사이에는 성간 가스와 먼지의 구름이 균일한 농도로 흩어져 있었는데, 어느날 그 분포가 재배열되면서 태양계 성운 Solar Nebula 을 형성하였고, 그 후 스스로의 중력에 의하여 수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성간 가스의 재배열 현상은, 예컨데 근처의 초신성 폭발로 인한 충격파의 압력과 같은 것으로 유발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사건 : 중심부의 압축과 열의 발생
태양계 성운이 수축하면서 그 중심부는 강한 밀도로 압축되었고 이로 인해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 열은 주변의 먼지 입자나 얼음 알갱이들을 태워서 증발시킬 수 있을 정도의 고온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초기 수축 과정은 100,000년 내의 짧은 기간 안에 완성되었습니다.
세번째 사건 : 원시 항성과 압축 원반의 형성
더더욱 압축된 성운의 중심부는 뜨거운 덩어리인 원시항성 Protostar 이 되었고, 그 나머지 가스와 먼지들은 마치 안개처럼 이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그 가운데 대부분은 결국 원시 항성의 중력에 이끌려 들어가 이를 살찌우는데 기여하였으나, 일부는 그 원심력이 원시 항성의 중력보다 강했기 때문에 바깥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원시태양 주변에 커다란 레코드판 모양의 압축 원반 Accretion disk 이 만들어 졌고, 이들은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서서히 냉각되어 갔습니다.
네번째 사건 : 이중 항성계의 실패
원시 태양의 주변을 감싸던 압축 원반의 가스와 먼지들은 불안정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의 독자적인 중력에 의해 압축되어 또하나의 별을 탄생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태양계는 두 개의 별이 빛나는 이중 항성계가 되는 것이었으나 결국 실패하였습니다. 아마도 목성이 이런 과정을 밟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섯번째 사건 : 금속과 암석 덩어리의 형성
압축 원반의 미세 입자들은 점차 냉각되어 금속, 암석, 혹은 얼음과 같은 작은 덩어리들로 뭉쳐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금속 덩어리는 수축 원반이 탄생하자 마자 만들어지기 시작하였으나 (45.5~45.6억년전), 암석 덩어리는 그보다 약간 늦은 44~45.5억년전에 압축되었습니다.
여섯번째 사건 : 소행성으로 가득한 원시 태양계
금속, 암석, 얼음 덩어리들은 마치 눈덩이가 커가듯, 서로 충돌과 합체를 반복하여 보다 큰 덩어리로 나아갔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작은 소행성만한 크기의 덩어리들이 원시 태양계를 가득 채웠습니다.
일곱번째 사건 : 미행성들의 성장
소행성들 가운데에는 독자적인 중력을 갖고 있을만큼 커다란 것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주위의 먼지 입자들을 끌어들여 급속도로 커나갈 수 있었습니다. 내행성들은 대체로 달 크기 정도의 소행성으로부터 커져나가기 시작하였고, 목성과 같은 거대 외행성의 경우는 지구의 1~15배만한 크기의 덩어리로부터 커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원시 태양이 발산하는 열로 인하여 화성의 안쪽 궤도에서는 많은 얼음 알갱이들이 증발되어 사라져버렸으나, 태양계 외곽 지대에서는 이런 현상이 훨씬 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원시 행성을 살찌울 수 있는 재료의 양에도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화성까지의 지구형 행성과 목성 이후의 거대 가스 행성의 크기는 크게 벌어져서 마침내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런 미행성들 Planetesimals 의 성장은 수십만년에서 2000만년의 기간동안 진행되었고 바깥쪽 궤도의 행성일 수록 그 기간이 길었습니다.
여덟번째 사건 : 태양풍 대폭발
태양계 성운이 냉각되고 나서 백만년 가량이 지난 시기, 원시 태양은 매우 강력한 태양풍을 발산하여 원시 행성 주변에 잔존해있던 가스나 먼지 입자들을 태양계 외곽으로 깨끗이 쓸어 내보냈습니다. 퀴퍼 벨트나 오르트 구름이라 불리우는 태양계 외곽을 둘러싼 먼지껍질은 바로 이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믿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각각 단주기, 장주기 혜성의 근원지로 생각되며, 원시 태양계의 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화석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아홉번째 사건 : 원시 행성의 탄생
태양계는 안쪽 궤도에서 돌고 있는 단단한 암석으로 된 원시 행성들과, 바깥 궤도의 거대한 가스 원시 행성들로 정리되어 나갔습니다. 이들은 서로 충돌, 합체하여 몸집을 키워나가거나 주위의 천체를 중력적으로 포섭하여 위성으로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열번째 사건 : 태양계의 완성
1000만년에서 1억년의 세월이 흐르자, 열개 남짓의 안정된 궤도를 돌고 있는 태양계 행성들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