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행성, 그 모성에 나 있는 흑점의 위치 분석
외계행성이 모성(母星)을 공전하는 과정에서 모성의 밝기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하면 그 별 표면에 나 있는 흑점까지도 감지해 낼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순히 흑점의 존재 여부 뿐만 아니라 그 별의 어떤 위도에 나 있는지까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독일 함부르그 천문대의 Juergen Schmitt 氏가 이끄는 팀은 Corot-2a로 명명된 별의 미세한 밝기 변화를 분석하였습니다. 이 별은 우리 태양과 유사한 G 타입의 항성이지만 보다 젊기 때문에, 자기 항성풍 브레이크 현상(magnetic stellar-wind braking)에 의해 자전 주기가 늦춰진 정도가 훨씬 덜 하여 4.5일에 한번 꼴로 빠르게 자전하고 있습니다(우리 태양의 자전 주기는 27일 정도입니다).
Corot-2a에는 그 주변에 바짝 붙어 공전하는 행성 Corot-2b가 있음이 밝혀졌는데, 지구에서 바라봤을 때 모성의 한복판을 매 1.74일에 한번 꼴로 지나갑니다. ESA의 Corot 우주망원경은 이 행성의 모성면 통과를 80번 가량 관측하였고 이번에 함부르그 팀이 분석한 자료도 이것입니다. 특이할만한 점은 매번 반복되는 광도 변화 곡선 중 어떤 것도 완벽하게 똑같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별 자체의 평균 밝기가 매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 이는 그 별의 표면에 나 있는 흑점의 영향으로 추정되어지고 있습니다. 태양과 같이 빠른 속도로 자전하는 항성은 내부에 대류대(convective zone)를 갖게 되고 그 결과 강력한 자기력이 발생하여 흑점을 만들게 됩니다. 흑점이 많으면 그 별의 밝기 또한 미세하나마 어두워지겠지요.
행성이 모성면을 통과할 때 공교롭게도 흑점이 있는 부위를 지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때는 모성의 밝기 변화 곡선이 매끄럽지 못하고 약간의 융기를 보이는데 이는 행성이 모성면 가운데에서 상대적으로 어두운 곳(즉 흑점)을 통과하는 순간임을 암시합니다.

위 광도 곡선은 Corot-2a 별 앞으로 외계행성이 지나가면서 밝기가 3% 감소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와중에 약간의 돌출 구간이 관측되는데 이는 행성이 Corot-2a의 표면에 난 흑점 앞을 지나가는 순간입니다. 이 흑점의 크기는 대략 행성 직경의 1/4 정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프에서 ‘점’은 실제 측광 결과이고 이를 부드럽게 만든 것이 적색 곡선입니다. 청색 곡선은 그 별에 흑점이 없었을 경우를 가상한 것이고, 검정색 곡선은 하나의 흑점만이 존재했을 때를 가상한 것입니다.
Rochester 대학의 John Thomas 氏는 이 분석 결과에 대하여, (대개 행성은 황도면에 근접하여 공전하기 때문에) 흑점들이 모성의 적도 인근 20도 내에 집중적으로 위치함을 시사하는 것이며 우리 태양에서 관측되는 현상과 동일하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 별의 흑점은 우리 태양에서 가끔 관측되는 큰 흑점 정도의 사이즈일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함부르그 팀은 한단계 더 나아가 “관측 결과가 장기간 누적되면 그 별의 흑점 변화 주기와 변천사까지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치 우리 태양의 흑점 주기가 11년인 것처럼 말입니다.
함부르그 팀은 또 다른 논문에서, 80회의 모성면 통과 현상을 분석한 결과 별이 어두울 때일 수록(아마도 더 많은 수의 흑점에 의해 뒤덮혔기 때문에) 행성이 지나면서 차폐시키는 밝기의 감소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작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모성면에서 흑점들의 위치가 비교적 저위도에 분포되어 있다는 것, 따라서 행성이 그 근방을 지나가면서(다시금, 행성은 황도면에 근접하여 공전하기 때문에) 전체 별의 겉보기 밝기에 주는 영향 또한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결과는 Corot-2a의 모든 흑점이 저위도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흑점은 별 내부의 대류대 깊은 곳으로부터 부유 물질이 자기장을 타고 분출하는 현상으로 여겨집니다. 자전 시 코리올리의 힘에 따라 이 과정이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빠르게 자전하는 별에서는 부유 물질이 양극 지역에 많이 몰리게 됩니다. Corot-2a의 경우에도 아마도 저위도 뿐만 아니라 양극 지방에 많은 흑점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별의 흑점 검출 방법은 단순히 별 표면의 서로 다른 위도 지역에서 관측되는 도플러 편이의 차이를 보고 알아내는 기존 방법에 비해 우월합니다 - 후자는 매우 빠르게 자전하는 별에서만 적용이 가능하며 고위도 지역에 국한된 흑점을 검출해 낼 수 있습니다.
함부르그 팀은 이처럼 흑점의 존재를 감안하면 외계행성의 크기를 정확히 가늠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Corot-2b의 경우 모성에 흑점이 존재함을 감안하면 3% 정도 더 크기가 큰 것으로 계산됩니다. 차이는 크지 않지만 중요한 차이일 수 있습니다.
Mapping a Star’s Spots by Exoplanet Transits. Johannes Hirn, Sky&Telescope, July 9, 2009.
